시안 b 세리스 3

히히

악마는 저를 혐오한다는 네 말에 느리게 고갤 갸웃이다 이내 생긋 웃어 보였다. 하하, 뭐.. 그렇다고 해도 달라질건 없지 않나요? 우리가 뭔가 되는 사이도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상하관계는 아니고, 될 뻔했다 해도 제안뿐이잖아요? 게다가.., 그 외에는 딱히 엮이지도 않았었으니까요. 무감히 상대의 웃는 낯에 웃는 얼굴로 답한 악마가 연기가 흩날리는 곰방대를 한번 까딱이나 싶더니 느긋이 입에 가져와 연기를 머금었다 흩뿌렸다. 연기가 안개처럼 둘의 얼굴을 흐리게 하다 허공으로 흩어졌다. 물론 악마는 제가 어쩌다 상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혹은 어쩌다 제가 네게 혐오받을만한 짓을 했는지는 몰랐다. 그저 제 본업 외에 다른 일에서 받은 것에 익숙한 얼굴이 있던가를 고민했을 뿐이었다. 마약으로 비워진 머리..

오프레, 주량, 일상생활

[오프레] 악마를 연기한 사람은 악마의 겉면과도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적당히 친절하고, 장난끼도 어느정도있는, 인상 때문에 느와르 장르를 주로 맡는 무명 배우. 며칠전까지는 그랬습니다만, 최근에 한 작품이 뜨면서 2화 이상 들어간 조연 정보상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속에 처음 모습을 들어냈습니다. 그렇게 화제에 휩쌓여있는 배우가 되었을때 일확천금을 촬영하기 위해 촬영장에 왔습니다. 잘 웃고, 반응은 잘 없으나 열심히 해주려 노력하는지라 대부분의 스탭은 나름 좋게 보고 있습니다. 주로 맡았던게 악역 엑스트라, 단역인지라 서치가 힘들어 스폰이라도 받은게 아니냐는 여론이 다수. 다만 신경 안쓰고 고소, 촬영준비중. 주변인에게 상당히 친절합니다. 말투도 캐릭터와 같으며 피어싱은 모두 본인의 것. 본래도..

악몽

악마는 제가 얼마만에 잠든것인지 갸늠하지 못했다. 다만, 하나 확신 할 수 있는것은 이것이 악몽이라는 것이다. 보통 악마는 잠에 들지 않았고 이런 경우가 정말이지 드물었다. 아, 이 무력함이란., 악마는 속으로 짧게 짜증을 냈다. 외관에 덮어쓴 미소밖에 모르는 이들은 아마 절대 모를 모습이었다. 악마는 이내 모습이 변하고, 아직 한쪽눈을 가리지 않았을때의 어릴적으로 모습이 변했다. 이땐 평범히 셔츠에 바지를 입고 있었던가. 악마는 별감흥 없이 제 모습을 구경했다. 어차피 모습이 변하고 제가 말한다 해도 꿈속의 이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어린 악마는 쌍둥이와 즐겁게 놀았고 부모님과 사이가 꽤 좋았으며 겉보기에는 화목한 가정의 자제였다. 집도 꽤나 부유한 집안이었으나 더 말할게 있을까. 다만 악마가 간과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