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 덴 웨어릴/썰 및 설정

해어진기간동안

김반 2024. 6. 24. 21:22

오드 덴 웨어릴은 지루했다. 위험하다고 밖에 나가지도 말라, 멀리 가지 말라, 편지를 보내고싶다고해도 지금은 보낼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으며 물 위로 올라가는 행동도 금지되었다. 물론 오드 덴 웨어릴은 편지를 제외한 모든 사항을 무시했다. 바다로써 사사로운 규칙에 얽매이고싶은 생각따윈없었고 설령필요하다고 해도 본체화해 씹어삼키면 될 뿐이었다. 

 

바다에서는 굳이 폴리모프를 할 필요가 없다. 바다에서는 굳이 느리게 걸어다닐 필요가없으며 다른이들과 비슷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오드 덴 웨어릴은 굳이 폴리모프를 해서 걸었고 날개를 움직여 하늘을 누볐으며, 제 능력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훈련을 했다. 

 

그가 지금 하는것은 바다를 밟고 잠깐 가속하는 것 뿐이니 그것부터 시작 할 생각이었다. 타고다니는 속도도, 위력도, 지속시간도. 그 무엇하나 뒤쳐지지않을 바다가되기위해. 그 이후에 다른것들을 병행해도 될거였다. 허공에 도형을 띄우는것도 그것들을 조형하고 이리저리 써먹는것도 모두 구상은 해두었다. 그러니 그 구상들을 현실로 만들기위해 실력을 키우는 수 밖에. 

 

오드 덴 웨어릴은 커가며 점점 빨라졌다. 본래도 본체로 있을땐 재빠른편이지만 정말 말도 안되게 빨랐다. 바다속을 누비며 능력을 함께 사용해 속도를 증가시켰고 하늘에서 하듯 날개를 움직여 속도를 더더욱 올렸다. 바다는 저의 편이었다. 그리고 수면위로 올라와 폴리모프 후 비행해 동족들의 눈과 귀를 따돌리기도 하는둥, 제약도 없고 몸에 전부 익숙해진 오드 덴 웨어릴은 구상하던것들을 실현하려 움직였다. 

 

중간에 올라오는 루트를 들키기도 했지만 그정도는 더이상 별거 아니었다. 따돌릴 수 있었고 이 또한 실력향상을 위한 훈련이라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오드 덴 웨어릴은 그렇게 바다와 서서히 동화되어갔다. 물을 다루는 실력이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늘었고 마음만 먹으면 허공에서 물을 밟고 다닐수도 있을거란 계산도 하고 있었다. 이미 지금도 허공에 물방울을 만들어 그 위에 앉아있는데 밟고 뛰는건 안될게 무어란 말인가. 

 

오드 덴 웨어릴은 자신감이 넘쳤고 불가능이란 가능성은 열어두지않았다. 오로지 확신만이 가득했고 자유를 갈망했다. 이미 한번 육지로 올라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새롭고 즐거운것을 잔뜩 마주한, 웨어릴의 모두가 그렇듯 흥미위주로 움직이는 어리고 하얀 웨어릴또한 제가 더이상 바다속에서 지루하게만 있을수는 없을것임을 알고있었다. 

 

육지에서부터 대려온 알을 꽤나 정성것 돌보면서도 성룡들을 무시하고 이따금 공격하기도 하면서 인내했다. 그리고 성룡화, 알에 들어가 몸이 자라나고, 다시금 모습이 변화할때 보통은 모르겠으나 오드 덴 웨어릴에겐 소리가 들렸다. 그 모든게 자라나는 소리와 심장이뛰는소리 웅웅거리는 바깥의소리 물살치는 소리까지 전부. 

 

그렇게 알을 깨고 나왔을때, 오드 덴 웨어릴은 제 근처에 있던 동족들이 모여드는것을 인지했다. 그러나 동시에 너무나도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됐다. 청각이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 근처에서 성룡화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 어떤 성룡도 이렇게 심한 소음에 시달린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괴롭다. 머리가 찢어질듯 아팠다. 귀를 아무리 막아도 소리가 새어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끔직했다. 이렇게까지 귀가 좋고싶던적은 없는데. 여전히 저의 소리가 가장 컸다. 

 

소음의 원인을 제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눈앞에서 웅웅거리는 것들은 동족이고 가장 큰 소음의 원인은 두근거리는 심장들이며 그중에 가장 크게 소릴내는것은 제것이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적응이 필요했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폴리모프를 하면 소음의 크기가 줄었다는것. 그래서 오드 덴 웨어릴은 우선 폴리모프상태로 지내기로 했다. 본체로 익숙해지는것은 조금 이후로 미뤘다. 지금은 이 상태의 청각에 익숙해지는것에도 급급했다. 

 

그렇게 3개월을 날려먹었다. 겨우 이 청각에 익숙해지고, 활용처를 확인하고 그쪽으로 발전시키고 안정화시키기까지 걸린시간이 3개월. 그 이후엔 다시금 능력과 몸상태를 살피고 익숙해져갔으며 마법으로 이것저것 편리하게 설정했다. 이후엔 본체의 모습으로 바다를 빠르게 가로지르고 적당한 옷을 입은 모습으로 폴리모프하기도하고, 물을 여러분야에 활용하며 빠르게 이동했다. 

 

바다와 완전히 동화되었다. 오드 덴 웨어릴은 스스로를 바다로 정의했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없었다. 자유롭고 찬란하며 누구보다 포악하기도 하고 많은것을 살생했다는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타인에 의해 마음대로 정의되기도 한다는점에 또한. 오드 덴 웨어릴 자신 역시도 바다를 마음대로 정의한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러나 저는 바다였다. 누가 뭐라고 하든 바다로써 이름을 둘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허리에 검 하나를 대충 걸고 육지로 나가겠다고 이야기 했으나 우두머리가 반대했다. 위험하다고 하기도 했다. 동족의 수가 더 줄어서도 안된다며 반대했다. 그런것을 언제부터 당신이 신경썼다고? 머리에 열이 오르자 다시금 소음이 청각을 괴롭혔다. 이 소리들을 죽이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빌어먹을. 그리좋지 못한 성격을 그대로 내보일까말까 으르렁거리던 차, 성룡 하나가 의견을 냈다. 

 

동족 성룡과 함께 오드 덴 웨어릴을 육지로 올려보내자는 이야기 였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사람이 상단을 운영하는 성룡. 그 외의 후보는 없었다. 평소 사이가 별로 나쁘지 않았음으로 오드 덴 웨어릴은 열을 가라앉히고,, 성룡과 손을 잡아 육지로 올라왔다. 잠시 상단일을 도와주면 된다길래 그렇게 했다. 다만 그게 끝나지않을줄은 예상하지못했지만. 

 

상단주의 계획을 알고 오드 덴 웨어릴은 상단주와 대판 싸웠다. 대련을 했고, 대련을 또 했고 또했다. 상단주는 그 모든 대련을 받아주지는 않았다. 다만 상대할때마다 뭐가 다름을 알게되긴 했을터였다. 그러나 그렇게 결과는 오드덴 웨어릴이 지기는 했으나 맞고 또 맞는 싸움을 하면서도 상단주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포기할때까지 붙들고있는게 역할이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낼것이라고.

 

그래서 개인자금을 들고 서류더미에서 도망쳤다. 육지를 나다니며 용병일을 했고 모인 자금으로 저를 위한 모든것을 주문제작해 꾸몄다. 검을 포함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저의 손에서 나온 디자인에 장인의 손길을 덧대어. 그렇게 유유자적 다녔으나, 결국 다시 붙잡혔다. 지긋지긋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제서야 상단주는 이야기를 바꿨다. 저와 대련해서 이기면 보내주겠다고.

 

다시금 서류더미에 파묻혀있다가, 하루는 습격을 받았다. 안그래도 스트레스에 두통을 앓고있던 오드 덴 웨어릴은 침입자의 존재에 환하게 미소지었다.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었다. 화풀이상대로, 그리고 지금 제 힘을 갸늠할 가장 좋은 연습상대들이 왔다. 그대로 의자를 박차고 튀어나가며 포효했고 늘 근처에 두고있던 검을 쥐고 창 밖으로 뛰어내려 그들의 머리를 짖밟았다 .

 

아! 이 희열이란! 우둔하고 멍청해 반격할 생각따윈 못하고 제가 평생 우월하기만 할것이라 생각하는 저 썩은내가 날것같은 머리와 굴리기만 할줄 아는 시선을 보라! 겁에 질려있나? 당황했나? 그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여기있는 자는 하나빼고 모조리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지금이아니더라도 모두 숨이 끊어져 뼈만 남고, 그마저도 짓밟혀 먼지와 섞이게될터였다. 

 

흥분감이 목끝까지 차올랐다. 미소가 자꾸만 피어올랐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제게 내질러진 칼과 마법에도 아랑곳 않고 몸을 최대로 활용해 움직이며 상대했다. 꼬리에 맞고 하나가 날아갔다. 몸을 살짝 내리고 파도를 타고 돌진한 공격에 둘 이상 나동그라졌다. 그중엔 아마 용도 있었을텐데 인간들과 똑같이 바닥을 뒹구는 꼴이 그 무엇보다 우스웠다. 

 

하찮게 여기는 미물둘과 똑같은 취급을 당해 모멸감에 부들거리는게 참을수 없이 우스웠다. 그렇게 만든게 저라는게 너무나 즐거웠다. 계속해서 덤벼드는 멍청한자들이 널려있었다. 아, 이 달콤하고 즐거운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좋을것만 같았다. 그러니, 더 더욱 날 공격해. 덤벼들어 새로운 상처를 만들려 발악하고 두려움에 떨고 피해봐. 왜, 못하나? 적들의 꼴을 비웃으며 자연스럽게 공격을 유도했다. 힘이 빠질수록 시시해져 자연스레 미소가 사라졌다. 

 

아, 재미없어. 있지, 내가 넌 살려줄테니까 다음번엔 더 재미있는 친구들로 대려와?

 

그래서 다리 하나만 박살낸 검은 후드를 붙잡아 이야기했다. 돌아가는길로 던져주는것도 잊지 않은체 여기저기 널부러진 불청객들을 지하로 끌고 들어가는것도 잊지않았다. 앞으로 소음도 소음이겠지만, 그 시간동안 잘만하면 불쾌하지않고 즐거울수도있겠다는 생각과, 화풀이할 상대가 생겼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에도 몇번의 싸움이 더 있었으나 언제나 오드 덴 웨어릴의 승리였다. 이번엔 한 눈을 잃을뻔 하긴 했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전투였다. 뿔이 부숴진건 부숴진거고 눈을 잃은건 적응을 하긴 해야겠지만, 무척 재미있었는데다, 앞으로 오래오래 제 화풀이상대가 되어줄게 뻔했으니 기분이 좋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할까에 대한 생각도 상당하긴 했으나, 아마 조만간이었다. 오드 덴 웨어릴은 이미 계획을 구축해두고 있었다. 

 

물론, 니드호그의 편지가 오는건 예상외긴 했으나,, 상관은 없었다. 딱히 변수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날자가 조금 더 빨라졌을 뿐이었다. 그래서 오드 덴 웨어릴은 오랜만에 제 맞춤복을 모두 걸치고 상단주에게 시비를 걸었다. 그동안 얼마정도로 힘조절을 해야할까 고민하며 대련했던것과는 다르게, 전력을 다 했다. 최대한 치사하고 가장 각력하며 기분나빠하게 싸웠다. 길거리 잡배같은 싸움방식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너덜너덜한 상단주를 한번 걷어차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단주는 사과하지 않았다. 잠깐 그를 내려다보던 오드 덴 웨어릴은 상단을 떠났다. 저를 붙잡는 사람이 없음을 인지하고나서부터 웃음이 흘렀다. 아,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흉흉한 정세에도 아랑곳 않았다. 그냥, 무척 즐거웠다. 정보는 자연스럽게 모이니까 그중 가장 흉흉하고 재미있을 정보를 따라가며 저는 옴팔로스로 향하면 될 터였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 여전히 기억속에 선명하던 찬란한 풍경과는 달라졌지만 여전한것들도 많이 보였다. 오드 덴 웨어릴은 웃으면서 거리를 거닐고 아카데미에 왔으며, 모여있던 아는얼굴들을 마주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즐거운 재회였다. 그럼 인사는 어쩔까 잠시 고민했으나, 그냥 머리속에 있는 그대로 내뱉기도 했다. 그들의 곁에 다가가며 즐거움을 굳이 숨기지 않은체 손 휘적이며 웃어보였다. 

 

안~녕~ 요즘 육지 재미있더라? 너넨 재미있었어? 

 

분위기에 과하게 맞지 않는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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