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데가 베델 루미오브/여러가지

여름

김반 2022. 10. 21. 14:39

수학여행이 며칠 안남은 비내리는 날, 옥상에서 우산을 쓴 체 플럼과 도시락을 먹던 아르데가는 문득 의문을 느꼈다. 요즘 들어 종종 느끼는 의문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행하게되는 의문. 

 

내가 왜 이런 바보짓을 하고 있더라?

 

그렇게 잠시 도시락을 놔두고 생각하다 의미없는 질문임을 인정하고 픽 웃었다. 제 옆에 있던 플럼이 의아하게 절 보긴 했으나., 아르데가는 곧 장난기 한가득 담긴 미소를 지어보인체 제 도시락 통은 뚜껑을 닫아 내려두고, 우산을 휙 집어 올린체 도망쳤다. 별생각 없이 비오는 풍경을 보며 밥을 먹던 플럼또한 뒤늦게 상황파악을 하곤 아르데가를 쫒았다. 

 

옥상에서 우당탕 거리며 우산 쟁탈전을 하면서도 그들은 웃었다. 먹고 있다 냅다 달려 옆구리가 당겨오고 조금 숨이 찼었을텐데도 불구하고 비에 맞지 않으려 서로 붙었고 떨어졌으며 우산을 날려버렸다. 그렇게 밥도 못먹고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 둘은 문 안으로 들어와 조금 투닥거리다 눈이 마주치자 누가 뭐라할 것 없이 웃었다. 그도 그럴게, 뭐라고 하기엔 서로의 꼴이 너무 웃겼기 때문일 터였다. 

 

둘 다 물에 쫄딱 젖어 뚝뚝거리는 소리만 내고 있으니 한참 웃음이 많을 이시점, 어찌 웃지 않을수 있으랴. 아르데가는 파하학 웃곤 제 여분옷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빌려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교복들은 가망이 없었다. 이미 다 젖은 김에 비닐에 넣고 집에 돌아가 빨아버리는게 나을 터였다. 

 

그러면서도 장난을 치는걸 잊지 않고, 저보다 먼저 교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주지 않겠다 엄포또한 놓았다. 그 말 한마디에도 둘이 낄낄거리다 플럼이 먼저 뛰어갔고 뒤이어 아르데가가 뛰어갔다. 그때 머리속에 다시 피어오르는 이전과 같은 의문에 아르데가는 답을 생각했다. 

 

같이 하면 재미있고 겸사겸사 그놈의 체면에 엿도 먹이니까 하는 짓이었다. 덧붙여 즐겁기도 했고. 

 

머리카락과 옷에서 미처 짜내지못한 물을 흩날리며 아르데가가 속도를 높였다. 복도에선 벽에 붙어 구경하는 이들이 한가득이었고 선생님이 소리치며 쫒아오기 시작했다. 자, 이 얼마나 즐거운 바보짓인가! 학창시절에만 할 수 있을 즐거운 추억이고 결국엔 다 웃으며 끝날 바보짓이었다. 결국 꼴이 웃기면 불평하는 자들 또한 웃을게 뻔했으니 손해보는 자는 없는 바보짓이었다. 본다고해도 아르데가 본인만 볼게 뻔했다. 

 

그럼에도 아르데가는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뭐든 재미있으면 끝 아니겠는가. 

'아르데가 베델 루미오브 >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자 못 치는거 귀엽다..  (0) 2022.10.22
ㅋ ㅋㅋ편히이어주세용  (0) 2022.10.19
ㅂㄴㅂㄴㄷㄱㄷㄱ  (0) 2022.10.19
mafia  (0) 2022.10.17
헤헤 움쫘  (0) 2022.10.15